영화 <동주> 시대적 배경 소개
1931년 만주침략을 시작으로 1937년 중일전쟁을 통해 본격적으로 대륙 식민지화를 위해 침략을 감행한 일본제국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식민지 획득을 위한 일제의 대중국 전쟁은 국민당 정권의 저항으로 교착상태에 빠집니다. 결국, 중일전쟁의 장기화로 막대한 군자금과 전쟁 물자가 필요해진 일제는 히틀러의 침공으로 1939년부터 영국과 프랑스, 그리고 네덜란드가 전란에 빠지자, 이 틈을 노려 동남아시아에 건설한 식민지를 먼저 빼앗아 부족한 전쟁 물자를 확보하는 것으로 전쟁 방향을 수정하게 됩니다. 그리고 마침내 1941년 12월, 일제는 동남아 식민지 확보의 유일한 걸림돌이었던 미국 태평양 함대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태평양 전쟁을 일으킵니다. 그 결과 미국과 중국이라는 2개의 적과 동시에 싸우게 된 일제는 1943년에 이르러 모든 전선에서 급격히 밀리기 시작했고 이렇게 되자 1943년 10월부터 조선인 청년들을 대상으로 강제 징병제를 시행해 조선 청년들을 총알받이로 만들었습니다. 영화는 1943년 교토에서 유학 중이던 윤동주와 그의 절친이자 사촌인 송몽규가 치안유지법 위반으로 경찰에게 붙잡힌 뒤,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죄를 추궁 받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군용 생리식염수를 개발 중이던 일본군의 계획 하에 윤동주와 송몽규가 혈관에 바닷물을 삽입하는 끔찍한 생체 실험을 당했다는 것입니다. 영화 동주는 세상을 구하고 싶었지만 시작도 못하고 끝나버렸음에 절규했던 송몽규와, 시인이 되고 싶었지만 시인이 되려 한 것이 부끄러워 절규했던 윤동주를 통해 시대에 짓밟힌 청춘의 송가를 윤동주의 시로 감싸 안은 영화입니다.
어두울수록 빛을 발산하는 귀한 아름다움
영화 동주는 시인 윤동주와 그의 영원한 친구이자 사촌 형이었던 독립운동가 송몽규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입니다. 감옥에서 윤동주가 과거를 회상하는 부분을 교차적으로 구성하였습니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흑백 화면으로 상영됩니다. 이는 감독의 의도로 제작된 것입니다. 암울한 시대상에 맞추어 의도적으로 흑백 화면으로 제작한 영화는 동주 이외에도 쉰들러 리스트와, 지슬이 있습니다. 많은 기자와 평론가들이 찬사에 가까운 평점을 주었습니다. 개봉 이후 관객들의 평도 마찬가지로 매우 좋은 편으로, 과도한 상업성 노선을 타면서 흥행 공식만 따라가는 영화들이 많은 시기에, 꿋꿋이 영화감독과 제작자로서의 소신을 지킨 영화라는 점에서 한국 영화의 자존심을 살렸다는 평이 많습니다. 게다가, 유명 역사 강사인 최태성 강사 또한, 직접 역사적인 고증이 매우 훌륭한 작품이라고 평했습니다. 총 제작비가 5억으로 굉장한 저예산 영화이며, 고인에게 누가 되는 것을 원치 않아서 별다른 홍보 없이 조용히 개봉하였습니다. 이 때문에 초반 관객수는 적었지만 관객들의 입소문이 퍼져나가 총 관객수가 100만을 돌파하였습니다.
진심을 다해 연기했던 배우 박정민
송몽규 역할을 맡았던 배우 박정민은 영화 촬영을 준비하기 위해 직접 윤동주 선생님과 송몽규 선생님의 묘소를 방문했다고 합니다. 윤동주 선생님은 대한민국이 사랑한 시인이기 때문에 묘 관리가 매우 잘 되어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윤동주 선생님의 바로 옆에 있었던 송몽규의 묘는 아무도 관리를 해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박정민은 가슴이 매우 아팠다고 합니다. 이후, 영화 촬영을 할 때 관리가 되지 않아 쓰러져가는 송몽규 선생님의 묘가 생각이 났고, 감정이 훅 올라와 더욱 감정에 몰입해서 연기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참고로, 배우 박정민은 영화 동주에 출연하기 직전, 일이 잘 풀리지 않아 배우를 그만두고 유학을 가려고 했습니다. 그러다 유학 관련 사이트를 알아보던 와중에 소속사에서 이준익 감독의 영화 출연 제의가 들어왔다는 전화를 받았고 이 영화만 하고 유학에 가자는 생각으로 제안을 수락했는데 영화가 개봉된 이후, 청룡영화상을 타고 작품 제의가 밀려오는 등 초대박이 나고 승승장구하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이 영화를 봤을 때 잘 알지 못했던 박정민이라는 배우가 너무나도 연기를 잘해서 각인이 확실히 되었던 기억이 납니다. 영화 동주는 어두운 시대 속에서 한 점 부끄럼 없는 삶을 바랐던 시인 윤동주와, 일제강점기 시대 속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매 순간을 독립 운동에 매진하였던 송몽규 운동가의 이야기를 먹먹하게 담아낸 영화입니다. 담담하면서도 이 담담함 속에 울컥하는 장면들이 많아, 모든 사람이 한 번쯤은 봤으면 좋겠습니다.
댓글